모라토리움의 의미와 예시 그리고 모라토리움 인간

  모라토리움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아보고 어떤 예시가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모라토리움 인간은 어떤 사람에 대한 내용인지에 대해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라토리움의 의미

  모라토리움(Moratorium)은 전쟁이나 천재, 그리고 공황 등에 의해 경제계가 혼란하고 재무이행이 어려워지게 된 경우 국가가 경제적으로 일정기간 채무의 이행을 늦추는 것을 말합니다. 이 말은 라틴어로 지체하다란 뜻의 모라리(morari)에서 나온 단어로 다른 나라에 진 빚을 갚는 날짜를 늦추는 것을 가리킵니다. 보통 대외 채무에 대한 지불유예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지불유예는 갚을 의지가 있지만 당장은 갚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지불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부채를 갚을 의지가 있으므로 시간적 여유만 만들어주면 열심히 일하거나 수익을 내서 부채를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국가의 신용이 붕괴되어 빚을 갚으라고 재촉받으면 국내의 기업이 망하는 일이 갑자기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연쇄적으로 국내기업이 붕괴될 것이고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그렇게 되기 전에 국가에서 나서서 일시적으로 안정을 찾기 위한 응급조치인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채에 대한 지불유예를 신청하고 나면 시간을 얻어서 부채를 갚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채를 갚기 위한 일환으로 국민들이 금을 모아서 수출하는 금 모으기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예시

  모라토리움이란 제도는 원래 프랑스에서 비롯된 제도인데 세계 각국에서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예는 제1차 세계 대전 후 독일의 배상금 지불과 관련된 일입니다. 당시 배상금은 1,320억 마르크라는 엄청난 금액이었습니다. 독일은 조금씩 나누어서 지급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외국으로부터 빌린 돈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1930년에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스가 나타나 독일 정치는 불안해졌습니다. 국내의 사정이 불안하니 외국에서는 빌려 준 돈을 갚으라며 재촉했습니다. 독일의 은행은 하나둘씩 빚을 갚느라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국가적인 혼란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독일 정부는 1933년에 모라토리움을 선포하고 이 덕분에 독일은 가까스로 살아났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단위는 아니지만 시 단위에서 모라토리움을 선포한 일이 있었습니다. 성남시는 모라토리움 선언한 일이 있습니다. 성남시는 과거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성남시의료원을 문 닫고 부채를 감당할 수 없어서 모라토리움을 선언했습니다. 그렇게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나서 성남시에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으로부터 세수를 확보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성남시 채권을 만들어 팔아서 성남시의 투자를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부채를 다 갚고 성남시의료원도 재개했습니다. 이렇게 재정이 정상화되고 나자 모라토리움을 끝내는 발표를 했습니다.

모라토리움 인간

  모라토리움은 이제 국가의 경제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모라토리움 인간이란 말이 바로 이를 입증해 줍니다. 모라토리움 인간은 일본의 정신분석학자 오코노키가 명명한 말로 어느 곳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모든 일에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보통 사람은 자기가 속한 집단과 일체감을 느끼며 자기 다움(아이덴티티)을 확립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모라토리움 인간은 지적, 육체적, 성적인 능력 면에서는 한 사람 몫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인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의 지불을 유예하고 있는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즉 연령적으로는 충분히 어른이 되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성인사회에 참여할 수 없는 어정쩡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이후, 언제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약화시켰습니다. 이러다 보니 직장인들은 자신이 어디로 갈지 혼란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모든 일에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는 모라토리움 인간이 증가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