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시작과 엽전의 진실 그리고 돈의 어원

  화폐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지 알아보고 물품화폐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조선 시대에 사용되었던 엽전의 진실에 대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돈의 어원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화폐의 시작

  선사 시대에 우리 선조들은 동굴이나 물가에 살면서 수렵과 어로 등으로 원시적인 생활을 했습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의 유적 속 부조나 벽화에 그려진 농부와 수렵인, 어부들의 모습에서 당시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기원전 25세기 바빌로니아에서는 금과 은, 합금의 천연물을 물품 화폐로 사용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제각기 다른 물건으로 화폐를 대신하여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16~15세기에 조개껍데기를 물물교환을 대체할 수 있는 물품화폐로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물품화폐라는 것은 화폐가 발달하기 전 자연발생적으로 화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화폐를 '물품화폐'라고 합니다. 가축, 노예, 직물, 피혁, 조개, 곡물, 무기, 귀금속 등과 같이 누구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물건들이 물품화폐로 사용되었습니다. 춘추 시대인 기원전 8~7세기경 교역이 발달하면서 농기구, 칼 등을 본떠 돈을 주조하였습니다. 기원전 3세기 중국 진나라 시황제는 엽전을 중국 전국토에 유통시켰으며 그 형태는 이후 약 2천 년간 동아시아 화폐의 기본 틀이 되었습니다. 한편 서양에서는 기원전 7세기에 지금의 터키 지역에 있던 리디아에서 처음으로 금속 화폐가 만들어졌습니다. 천연의 금과 은의 합금인 이 화폐는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화폐로 동물이 새겨져 있습니다. 금, 은도 물품화폐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그 질이나 양을 일일이 확인하여 주고받는 것이 불편하여 금, 은을 일정한 모양으로 만들어 그 내용을 증명하는 금, 은 주화가 발명되어서 사용되었습니다.

엽전의 진실

  조선 시대에 사용되었던 돈을 많이들 아시는 대로 '엽전'이라고 했습니다. '엽전'이라는 이름은 그 제작 과정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엽전을 만들 때 금속활자 주조 방식과 유사하게 제조를 했습니다. 녹인 쇳물을 부어서 대량의 엽전을 제작할 수 있도록 나뭇가지 형태의 가지 틀을 사용했습니다. 녹인 쇳물을 나뭇가지 형태 가지 틀에 부어 굳힌 쇠를 이용해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즉, 엽전의 형틀을 만들 때 서로 연결되도록 골을 팜으로써 쇳물을 부으면 한꺼번에 여러 개가 주조되었고 이것이 굳어지면 하나씩 떼어내며 연마하게 됩니다. 떼어내기 전의 모습이 나뭇가지에 달린 잎사귀 같다 하여 '엽전'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엽전의 모양을 보면 밖이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뜨고 안이 모난 것은 땅을 본뜬 것입니다. 이는 하늘이 만물을 덮고 땅이 실하여 없어지지 않게 하는 이치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생김새의 돈은 어디든지 흘러 다니고 백성에게 두루 퍼져 날마다 써도 무디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또한 12세기말에 임춘이 지은 '공방전';에서는 엽전 형태의 돈을 의인화하여 돈의 내력과 행적을 재미있게 서술하였는데 이때 '공'은 둥글다는 뜻이고 '방'은 모나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화폐에 대한 생각의 한 면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돈의 어원

  일상생활에서 '돈'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합니다. 우리는 한 번씩 돈이라는 말이 어디서 왔을지 고민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돈이란 단어의 뜻과 어원 그리고 최초로 사용되기 시작한 때에 대해서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의하면 두 가지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그중 하나는 '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입니다. 여기서 도는 칼의 의미를 담고 있는 한자로 도를 의미합니다. 다른 하나는 화폐가 돌고 돈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라는 것입니다. 고려 시대까지 '전'과 '도'는 화폐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이것이 조선시대에 훈민정음이 창제되면서 음이 '돈'으로 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돈은 날개가 없어도 날고, 발이 없어도 달린다.'라고 하며 돈의 순환 사상을 설명했고 일본에서는 '돈은 천하의 돌고 도는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